- 노랗고 빨간 노트/ - 2010

건축설계 2-w01 : 정리 015

연가가가람 2010. 10. 2. 18:01
  다시 되돌아가서, 과연 내가 하고자 했던 것들이 무엇이었나?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가장 맨 앞에서 했던 건축주들에 대한 설정을 다시금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먼저 내가 설정한 형제사이의 관계를 살펴보면, 두 형제는 이전에 서로 "불편한" 관계에 있었다. 하지만 그 불편한 관계도 둘 사이의 우연한 사건 이 후로 이제는 서로가 이해하려고 한다. 여기서 서로가 이해한다는 것. 이것이 이번 설계에서 두 주택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두 주택 사이에 있을 공용공간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풀어가는데 있어서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각 형제가 서로를 이해하려는 것에 있어서 서로가 해야할 것 혹은 취해야할 행동은 무엇일까? 그리고 예전에 있었던 불화? 갈등?의 원인은 무엇일까? 일단 먼저 원인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둘 사이의 불편한 관계를 촉구시킨 원인은 둘의 성격 차이에 있다.

  형은 외향적인 인물로서 도전적이며 모험을 즐긴다. 그렇기에 그는 자신의 꿈을 좇아 바다를 항해한다. 그의 무작정적인 꿈을 향한 열망은 그의 생활이나 안정을 뒷전에 두게 한다. 그리고 동생은 이러한 형에 대해서 어른스럽지 못 하다고 생각한다. 동생은 다소 소심하기는 하나, 책임감이 있으며 계획적인 인물이다. 이러한 성격은 그를 CEO라는 위치까지 올려놓았다. 형은 이러한 동생을 막혀있다고 생각하며 자유롭지 못 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형이 동생을 이해하기 위해선 무엇을 하면 좋을까? 그리고 동생이 형을 이해하기 위해선 무엇을 하는 것이 좋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각 인물들의 특성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먼저 형은 모험가로서 요트맨으로 대양을 항해하고 다닌다. 그리고 형은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면, 사진들을 정리하며, 여행기를 집필한다. 이런 형을 이해하기 위해 동생은 아마 형이 세상으로 나가 무엇을 경험하고 보고 오는지를 살펴보고, 어떠한 보람을 느끼는지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러한 이해를 돕기 위해 동생은 형의 서재(사진첩, 액자, 여행기 등)와 집필실을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항해계획실도.

  동생은 CEO이다. 사실 동생이 형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고 있고, 그 외에 특별한 것이 없기에 다루기가 애매하다. 다소 일반적인 동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을까? 일단 형이 할 수 있는 것은 다소 특수한 형의 관심사의 범위를 어느 정도 일반적인 영역으로까지 확장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방법은 무엇일까? 일반적인 사람을 이해하는 데에는 일반적인 방법이 최적일 것이다. 그것은 바로 평범한 접촉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공간의 배치를 생각해보면, 먼저 공용 거실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공용 거실에서 둘 사이의 이해의 가능성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가능성을 어떻게 확대시킬 것인가? 아마 이 공간에서 이해의 가능성이 더 큰 공간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연결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또한 여기서 일반적인 행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이 둘의 관계가 기본적으로 불편하다는 것에 있다. 이 말인 즉 두 사람은 기본적으로 생활하는 공간에서는 서로가 접촉을 자제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공용 거실이 기본적으로 두 사람 간의 직접적인 접촉(담소와 같은)이 이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지만, 그렇다고 항상 두 사람이 공용 거실에서 만나서도 안 된다. 즉 두 사람은 기본적으로 각각의 주택에서 필요한 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다. 다만 공용 거실은 그 중에서도 거실을 확대하는 기능을 가졌다.

  그리고 둘 사이의 간접적인 접촉(상대방의 서재를 들어간다던지 등의)은 두 사람의 활동 시간대가 다르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이다. 형은 한국에 귀국해 있는 동안 거의 집에만 있으며, 동생은 일을 하러 회사에 가있다. 그리고 형이 바다에 나가면 형의 집은 비어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