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부 사진반 강의
~ 어떤 카메라를 사야할까? ~


튜토리얼 작성 - 2012. 03. 30.
강의 - 2012. 03. 20.


   * 이 강의는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사람들과 사진반 회원들을 위한 강의입니다. 학생이 준비한 강의이다 보니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그러니 이 강의를 무조건 신뢰하지는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사진반에 가입하시려시는 분들과 이 강의를 들으러 오신 분들은 기본적으로 카메라를 사실 생각이 있어서 오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맞지요? 좋습니다.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어떤 카메라를 사면 좋을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합시다.
  이 강의를 들으러 오시기 전에, 제 생각에는 여러분들 스스로가 아마 어떤 카메라를 사면 좋을지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알아보고 오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아도 알 수 있었던 것은 '어느 회사 어느 기종이 좋다' 정도였을 겁니다. 그러한 추천글에서는 그 기종이 왜 좋은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었겠죠. 하지만 여러분들은 알고 싶으실 겁니다. 도대체 사진이 잘 나오는 카메라와 잘 안 나오는 카메라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 카메라는 화소가 더 높은데 어째서 화질이 화소가 더 낮은 카메라보다 좋지 않을 것일까? 저는 일단 이것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현대의 카메라는 필름 카메라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변모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요? 그렇다면 도대체 필름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수동에서 자동으로 변하였다는 점? LCD 화면이 달려있다는 점? 사실 필름 카메라도 자동으로 쓸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LCD 화면도 있었지요.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다를까요? 가장 큰 차이는 필름을 쓰지 않는다는 점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디지털 카메라는 필름 대신에 무엇으로 '빛'을 기록하는 것일까요?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분명히 필름 카메라 시절의 필름의 역할을 하는 무엇인가가 디지털 카메라에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무엇이 빛을 기록할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흔히 이미지센서라 말하는 것입니다. 이미지센서라 불리는 것이 디카에서는 필름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을 하나 해보도록 하지요. 필름의 역할을 하는 이미지센서의 크기가 클수록 사진의 화질이 좋을까요? 아니면 작을수록 화질이 좋을까요? 그렇습니다. 쉽게 생각할 수 있겠지요. 당연히 클수록 화질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이 이미지센서의 크기는 어떻게 될까요? 예전의 카메라들이 필름의 사이즈(36mm * 24mm)에 맞게 설계가 되어있었던 탓에 이 이미지센서의 크기도 36mm * 24mm가 쓰였습니다. 35mm 필름을 쓰던 카메라를 풀프레임FF 바디라 불렸던 탓에 디지털 카메라도 35mm 필름과 동일한 크기의 이미지센서를 쓰는 카메라를 FF 바디라 부릅니다.
  디카에서는 대표적인 FF 바디로 캐논의 5D Mark III나 니콘의 D4 등이 있습니다. 이 카메라들을 검색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FF바디들은 엄청나게 비싼 것이 특징입니다. 왜냐하면 이미지센서가 클수록 생산량도 적고 생산하기도 어렵기 때문이지요. FF 바디를 쓰다가 이미지센서가 고장나 교환이라도 받을려면 무려 100만원 정도의 돈이 든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을 정도로 35mm 필름과 동일한 크기의 이미지센서의 가격은 어마어마합니다. 그런 센서를 쓰는 카메라라면 당연히 일반인들이 구입하기에는 가격이 비싸 원활한 판매가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래서 카메라 회사들은 이 이미지센서의 크기를 줄이는 방향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등장한 카메라들이 크롭 바디라 불리는 것들과 컴팩트 카메라라고 불리는 것들입니다. 이런 카메라의 들어가는 이미지센서의 크기는 FF 보다 작게 들어가는데 이로 인해 카메라 회사들은 카메라를 생산하는데 생산비를 적게 들일 수 있었습니다. 크롭 바디와 컴팩트 카메라의 이미지센서의 크기를 대략적으로 알고 싶으시다면, 아래의 링크를 확인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리를 하자면 이 이미지센서의 크기 차이가 DSLR[각주:1]과 컴팩트 카메라의 차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미지센서에서 크기가 차이가 나는 까닭에 화소수가 적은 옛날 DSLR이 화소수가 높은 요즘의 컴팩트 카메라보다 화질이 더 좋은 것이지요.[각주:2]

  그런데 카메라를 고르는 데에 문제가 된 것은 비단 화질만이 문제는 아니였습니다. DSLR은 크기가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였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간편히 여행을 하면서 들고 다니기에는 부담스러웠죠. 그래서 등장한 것이 컴팩트 카메라였습니다. 그런데 컴팩트 카메라가 편의성에서는 좋았지만, 문제는 DSLR 만큼 만족스러운 사진을 뽑아내기가 힘들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안을 찾기 시작하였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하이엔드 카메라라고 불리는 것들입니다. 하이엔드 카메라는 간단히 설명하자면, 카메라 회사가 가진 모든 기술을 총동원하여 만들어낸 카메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그것이 컴팩트 카메라에 한정된 것이지요. 하지만 단순히 모든 기술을 총동원하여 만든 것 외에, 하이엔드 카메라에서 핵심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은 일반 컴팩트 카메라와 비교를 했을 때 조금 더 큰 이미지센서를 쓴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이엔드 카메라를 보실 때에 염두에 두셔야 하는 것은 카메라 회사에서 하이엔드라 내놓은 카메라가 과연 이미지센서가 더 큰 가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하이엔드 카메라라고 하더라도 여전히 이미지센서가 DSLR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입니다. 여기서 소비자들은 다시 한 번 불평을 품고 다른 대안들을 찾기 시작하였지만 그것들이 만족스럽지는 못 하였습니다.[각주:3] 이에 또 다른 스타일의 카메라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미러리스 카메라라 불리는 것입니다. 카메라를 살펴보면 렌즈로 들어온 빛을 뷰파인더라고 불리는 곳으로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미지센서 앞에 펜타미러라 불리는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뷰파인더 앞에도 펜타프리즘이나 펜타미러가 들어가는데 이것들이 DSLR의 크기와 무게를 키우는데 공헌을 하는 녀석들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크기가 큰 DSLR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을 본 카메라 회사는 DSLR의 크기와 무게를 줄이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그 방법으로 DSLR에 들어가는 펜타미러와 펜타프리즘을 없앱니다. 그래서 미러리스mirrorless란 이름을 갖게 된 것이지요. 대신에 뷰파인더를 쓸 수 없게 되었는데, 카메라 회사는 이것을 LCD화면으로 보는 라이브뷰 기능이나 전자식 뷰파인더를 통해서 해결하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최근에 나오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DSLR 보다는 크기가 작으면서도 동등한 화질을 같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러리스가 최고의 카메라일까요? 그렇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카메라는 단순히 바디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장비의 영향도 받기 때문이죠. 그 중에서도 특히 렌즈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말해드릴수 있습니다. 기존의 DSLR의 경우 그 역사가 미러리스보다 훨씬 오래되었다보니 쓸 수 있는 렌즈의 다양성이 많습니다. 하지만 미러리스는 나온지 오래되지 않았다 보니 DSLR보다 렌즈의 다양성이 떨어지죠. 거기에 중고도 적다보니 중고가 형성도 높게 되어있어 렌즈를 들이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DSLR보다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해드릴 수 있는 말은 미러리스가 생각만큼 작지 않다는 것입니다. 미러리스는 분명히 DSLR보다는 작지만 렌즈를 끼우는 순간 DSLR만한 공간을 차지하게 됩니다. 팬케익 렌즈를 쓰지 않는 이상 차라리 보급형 DSLR을 쓰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해보겠습니다.


  화질 상관없이 그냥 사진만 찍어도 된다.

  → 컴팩트 카메라

  DSLR 까지는 생각을 하지는 않지만, 화질이 더 좋은 똑딱이이면서 기능이 좀 많았으면 좋겠다.

 → 하이엔드 카메라

  조금 크고 무거워도 상관없이 화질 좋게 찍고 싶다.

 → DSLR

  작고 가벼우면서 디자인이 예쁘고 화질이 좋은 카메라를 쓰고 싶다.

 → 미러리스 카메라

  이 글에서는 어느 기종을 추천해드리지는 않습니다. 결국엔 같은 카메라 종류라면 화질에서는 차이가 거의 안 나기 때문이고, 차이가 나는 부분이라면 렌즈 종류라던가 AS, 디자인, 기능, 고감도 저노이즈 등이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사진반 학생들에게 추천해주는 바는 사진만 찍을 목적이라면 중고 DSLR을 추천하고 있고 동영상도 생각하고 있다면 무조건 최근에 나온 신품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맘에 드는 카메라는 스펙만으로 결정하기가 힘듭니다. 대부분의 카메라들이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었다면 기능 등이 대동소이하기 때문이지요. 맘에 드는 카메라를 고르기 위해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사람이 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보는 것입니다. 기능상으로 따져봤을 때는 고르기 힘들었던 카메라가 사진을 보는 순간 어느 쪽이 더 맘에 드는지 고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디 맘에 드는 카메라를 구입하셔서 즐거운 사진 생활을 하시기 바랍니다. ^^

 


참고자료

바바라 런던, 짐 스톤, 존 업튼, 『사진학 강의』, 조윤철 역
데이비드 두쉬민, 『프레임 안에서』, 정지인 역

 


첨부자료



각주

 

 

  1. 최근에 나타난 미러리스 카메라의 경우 정확히는 DSLR이 아니지만 이 글에서는 편의상 미러리스와 RF 카메라를 포함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DSLR과 컴팩트 카메라를 비교할 때는 둘 다 포함됩니다. [본문으로]
  2. DSLR과 컴팩트 카메라의 구분은 간단하게 이미지센서의 크기 차이로 구분할 수도 있지만, 시그마의 DP 시리즈의 경우도 있어서 애매합니다. 저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 한다면 DSRL이라고 생각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1) 이미지센서의 크기2) 렌즈의 교환 가능 여부 [본문으로]
  3. 시그마의 DP 시리즈와 엡손의 RF 카메라인 R-D1이 있지만, DP 시리즈는 일반인이 다루기에는 힘든 조작감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R-D1의 경우 옛 필름 카메라의 스타일을 가져온 카메라이다 보니 마찬가지로 일반인이 편하게 쓰기엔 문제가 있었습니다. [본문으로]